옛부터 성격이 포악하고 행동이 거칠며 배짱이 두둑한 사람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행패를 부리면서 재물 등을 강탈하는 불량배나 강도를 일컬어 ‘불한당(不汗黨)’이라고 했다.
이 불한당을 글자 뜻대로 새기면 땀이 나지 않는 무리가 된다.
그렇다면 땀이 나지 않는 무리인 불한당과 불량배나 강도와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여기에 관련된 설화가 충청도에 전해온다.
옛날 공주 고을에 성격이 매우 거칠고 남의 집 재산을 강제로 빼앗는 등 못된 짓만을 골라서 하는 불량배 일당이 있었다.
고을 백성들은 그들로부터 괴로움을 당하더라도 그들의 횡포와 보복이 두려워 감히 관가에 고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지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해 담력이 세고 사리판단이 분명한 원님이 그 고을에 새로 부임해 와서 민의를 살펴보니 백성들이 이들 못된 일당들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원님은 즉시 포교들을 풀어 이들을 관가로 잡아들이도록 하였다.
여느 백성 같으면 아무 죄가 없어도 관가에 불려오기만 하면 무서워서 등골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불려온 이들 일당은 포박을 지어 관가에 끌려와서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이 태연하게 행동을 할 뿐 아니라 아무리 심한 고문을 가해도 끄떡 않고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며 심지어 말대꾸까지 하였다.
보통사람 같으면 진땀이 날 처지임에도 이처럼 태연하게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말대꾸를 하는 무리를 본 원님도 혀를 내두르며 “이 놈들은 심한 고문을 받는 등 아무리 어렵고 무서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땀 한 방울을 흘리지 않으니 과시 불한당(不汗黨: 땀을 흘리지 않는 무리)이로구나!”고 하였다.
이때부터 이처럼 거친 성격을 가지고 못된 일만 골라서 하는 일당을 일컬어 불한당이라 하였다고 전한다.<충청도 전래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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