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잃는 게 아니라 스스로 버리는 것.
많은 사람들이 건강 찾아 병원 유람 다니지만 오히려 병을 얻어오는 역설.
수백조개의 세포들이 벌이는 생명의 춤을 알량한 의료기술 하나로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천하의 명의도 자신의 죽음 앞엔 속수무책이다.
팔 구십년 된 중고차,
부품 몇개 바꾼다고 새차 될리 없는데,
병원의 장사속과 노인들의 새것 욕망이 낳은 기형아,
지금 노인병원이 성업 중이다.
늘 반복되는 것처럼 중요한 건 없다.
해 뜨고 지는 것이 그렇고, 숨 쉬고 밥먹는 것이 그렇다.
생자필멸이라 노환 또한 자연스러운 것.
요즘 노인들은 왜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어 할까?
'정말 아파 못견뎌 하거든 진통제 몇대만 놓아달라'는 어머님 말씀에 숙연해지고,
'나이 들수록 불편과 친해진다'는 말씀에 나는 또 한번 고개 숙인다.
기억력 떨어진다고 법석떨 일 아니다.
주먹 쥐고 태어나도 갈 땐 빈손이고, 그나마 남은 기억.
황천 건너면 무조건 삭제다.
무릎 시큰거린다고 짜증낼 것도 없다.
속도에 빠져 못 보고 지나쳐 온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가는 귀 먹는 것 또한 축복이다.
면벽수도도 하고 침묵명상도 하는 판에 저절로 말 수를 줄여준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내가 침묵해야 새들이 노래할 것 아닌가.
달 감(甘)에 받을 수(受)
감수(甘受)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달게 받아들인다는 뜻.
불편함을 달게 받아들일 때 편안함이 온다.
불편함의 편안함.
삶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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