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현충일 서천 한산모시축제.
한산모시축제 현장에 오니 생 모싯대에서 섬유소를 채취하여 베를 짜 옷감을 만들고, 천연염색을 거쳐 모시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세모시 옥색치마~' 가사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모시줄기에서 모시섬유를 채취하는 과정을 보다보니 어릴적 보았던 총올치 작업이 문득 떠오른다.
1970년대 내 고향 대천에선 집안 여성들이 총동원되어 칡줄기에서 뽑아낸 하얀 섬유소를 얇게 갈라 실을 만들고, 요즘은 통 볼 수 없는 특이한 매듭으로 실을 이은 후 대나무로 만든 꾸리에 감아 일정한 실타래 모양의 결과물을 만들어 납품하는 부업이 번성했었다.
(총올치는 갈마(葛麻) 즉 칡의 섬유를 의미하고, 표준어는 청올치라한다. 베를 짜 섬유를 만들거나 노끈, 벽지 등의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젊고 늙음을 떠나 집안 여자들은 모두 총올치 작업에 전념했었고, 총올치 섬유에서 생기는 부산물이 옷에 붙어 여간 지저분하지 않았다. 70년대 대천 우리동네에서만 성행했을리는 없을텐데 주변 지인 중 총올치를 알고있는 사람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기억을 가다듬어 대나무로 만든 꾸리를 그려보았다. 이 꾸리에 8자 형태로 총올치실을 감아 납품용 꾸러미를 만들어냈다.
모시나무 : 옛날 시골 옆집에도 모시 몇그루를 키웠었는데, 밤이면 풍댕이들이 윙윙거리며 모여들어 모싯잎을 갉아먹곤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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