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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풀)

차례상의 띠 : 삐비

삐비라 불리우던 띠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술잔을 올릴 때는 모사(茅沙ㆍ제사를 지낼 때 그릇에 담은 모래와 거기에 꽂는 띠의 묶음) 그릇에 술을 나눠 붓는다. 모사 그릇의 모래는 땅을 상징하고, 땅 속에 있는 조상을 부르기 위한 소품(?) 정도로 이해된다.(茅는 띠모 즉 식물 띠를 의미한다.)

하늘에 있는 죽은이의 혼을 부르기 위해 향을 피우고, 땅에 묻힌 육신을 부르기 위해 모사에 술을 붓는다고 한다.

 

다만 모래에 띠 묶음을 꽂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또 하필 띠를?

* 띠가 쉽게 손상되거나 마모되지 않는 풀이라서....? 그리고?

 

삐비는 꽃이 피기 전 부드러운 하얀 속살을 까먹는 맛이 일품이다. 붉은색을 띠거나 질긴 속살은 이미 쇠버려 먹지 못한다.

 

 

 

 

 

 

 

차례상은 지방에 따라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5열’을 기본으로 한다. 병풍 쪽 신위로부터 첫째 줄에는 밥과 국, 잔, 수저가 놓이고, 밥은 신위 왼쪽, 국은 오른쪽에 놓는다. 즉 평상시 밥과 국이 놓이는 위치와 정반대로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을 향하는데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고 한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추석에는 특히 메(밥)와 갱(국) 대신에 송편과 토란국을 올린다. 그 이유는 바로 떡이 곡식으로 만든 가장 정결한 먹거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추석 송편은 둥근 달과 알찬 곡식을 의미한다.

두 번째 줄에는 적(구운 고기)과 전을 놓는데 ‘어동육서(魚東肉西)’에 따라 왼쪽에는 육류를 오른쪽에는 생선을 올린다. 이때 생선은 ‘두동미서(頭東尾西)’ 원칙에 따라 머리가 오른쪽, 꼬리가 왼쪽으로 가도록 한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을 뜻하므로 머리는 소생과 부흥을 상징하는 동쪽으로, 꼬리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는 서쪽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셋째 줄에는 탕 종류를 올리는데 왼쪽부터 쇠고기 등 육탕, 두부ㆍ채소류의 소탕, 어패류의 어탕을 순서대로 배치한다. 이때 땅에 뿌리를 두지 않은 고기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 천산(天産)이기 때문에 양의 숫자인 홀수로 놓는다. 또 탕에 건더기만 떠서 놓는 것은 조상이 드시기 편하게 한다는 의미다.

넷째 줄은 ‘좌포우혜(左脯右醯)’에 입각해 왼쪽에는 북어ㆍ대구 등 포를 놓고 오른쪽에는 식혜를 놓는다. 중간에는 삼색나물, 동치미, 간장 등을 놓는다. 삼색나물은 홀수로 놓고 동치미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려 예를 갖춘다는 뜻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차례상의 맨 앞인 다섯째 줄은 과일이 차지한다. 과일을 놓을 때는 ‘동조서율(東棗西栗)’,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른다. ‘동조서율’은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원리를 의미한다. 대추의 붉은색은 해를 상징해 동쪽에 두고, 밤은 한자에서 보듯 서쪽에 심은 나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서쪽에 놓는다.

조율이시는 대추는 동쪽에 밤은 서쪽에, 대추, 밤, 배, 감의 순으로 놓는다는 것. 하지만 문중에 따라서는 ‘조율시이’로 대추-밤-감-배의 순으로 놓기도 한다. 또 ‘홍동백서’라 하여 동쪽에 붉은 과일을 서쪽에 흰 과일을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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