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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풀)

결초보은의 지장풀(그령)

2013년 9월 8일 성주산 정상 부근 산길에서 찍은 그령(지장풀)이다..

 

충청도 사투리인지는 몰라도 어릴적 보령에선 지장풀로 통용되었던 식물이다. 왠지 낯선 단어 '그령'은 '두 끝을 당기어 매다'라는 의미의 북한사투리 '그렁이'가 변해서 '그령'이 됐다는 설이 있다. 


비포장 도로가 드문 요즘엔 보기 힘들지만, 1970~80년대 시골 흙길은 지장풀밭이라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번성했던 식물이다. 친구들을 골려먹으려 풀끼리 묶어놓으면 엉뚱하게도 동네 어르신이 발에 걸려넘어져 혼쭐이 나곤 했는데, 結草報恩의 결초가 이 풀에서 유래했다니 옛 중국에서도 그런 장난을 했었던 모양이다.

 

늦은 봄 즈음, 어린 줄기를 당겨 뜯으면 밑둥이 허옇게 드러나는데, 그 흰 밑둥을 씹으면 담백한 맛이나 어린 아이들이 즐겨먹곤했던 추억의 풀이다.  

풀 사진을 찍다보면 어릴적 먹었던 풀의 종류(지장풀, 싱아, 괭이밥, 삐비, 담쟁이, 논감자, 까치수영, 찔레 등)가 의외로 많다. 불과 40여년 전이지만 먹을 것이 부족해서 풀을 뜯었던 시골출신 세대들은 공감할 수 있을거다.  

 




그령보다 꽃이 훨씬 큰 수크령은 그령에 수컷의 의미가 더해져 '수크령'이라고 한다. 잎의 모양은 그령과 유사하나 꽃은 강아지풀에 가깝다.



수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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