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우물가에 매년 덤불을 이루었던 하늘타리.
잎 모양이 수세미오이와 비슷하여 구분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식물이다. 이름에 하늘이란 단어가 들어간 것이 희한해서 어원을 검색해보니 '하늘다래'라는 명칭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한자 ‘천원자(天圓子)’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그렇게 됐다는 설도 있다.
조경용으로 심어도 어떤 줄기식물에 뒤지지 않을 거란 느낌인데, 조경용으로 심어진 것을 직접 본 적은 없다. 예쁜 실을 펴 놓은 것 같은 흰 꽃이 지면 작은 호박(박)같은 둥글고 푸른 열매가 맺히고 10월 경 노랗게 익는다.
우리 속담에 "언제 쓰자는 하눌타리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하눌타리는 담을 없애는데 효험이 있는데 옛날 어떤 사람이 담에 걸렸는데도 그걸 모르고 벽에 걸어두기만 했다고한다. 그 집에 놀러왔던 사람이 벽에 걸린 하눌타리를 보고는 "담을 앓으면서도 왜 저 하눌타리를 걸어 놓기만 하는거요?"라고 물었다.
이때부터 어떤 물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쓸곳에 쓰지 않을 때 쓰는 말이 되었다고 하는데, 조선 중기의 학자 홍만종이 지은 순오지(旬五志)에 실려있는 이야기다.
늦은 가을 나무 위에 줄기와 열매가 을씨년스럽게 걸려있어 흉물스런 잡초로만 여겼건만, 이제보니 예사롭지 않은 식물이다.
하눌타리 열매(씨)와 뿌리 모두 항암치료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그 뿌리는 고구마와 비슷하게 생겨 왠지 있어 보이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언젠가 직접 캐 뿌리를 확인하고 술 담가 봐야하겠다.
2011년 8월 보길도에서....
2013년 8월 대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