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7일 상일동 텃밭에서 찍은 꽈리...
어릴적 할아버지께서 꽃과 나무를 무척이나 사랑하셔서 시골집 안마당에 정말 넓은 화단이 있었고, 겨울철을 제외하곤 항상 꽃이 피어있고 우거진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집 뒤편 닭장 주변에 심어져있던 꽈리가 애를 먹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꽈리를 몇그루 심어 놓고 3~4년 정도 경과하면 그 일대가 온통 꽈리밭이 되어버려 다른 화초가 남아나질 않는다. 가을철 붉게 물든 꽈리는 무척 예쁘지만 여름철 쑥대밭을 이룬 꽈리밭은 그야말로 애물단지였다.
꽈리꽃의 꽃말은 수줍음이라고 는데 흰색의 꽈리꽃을 보면 누가 지었는지 '수줍음'이란 단어가 딱 어울려 보인다.
* 가지과 식물들....꽈리/감자/가지/담배 꽃이다. 담배가 가지과의 식물인 점...그리고 담배꽃의 모양이 아주 인상적이다.
꽈리 열매가 익으면 꼬투리 속에 지름 2cm 정도의 동그랗고 붉은 열매가 맺힌다. 인테넛에는 먹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어릴때 붉게 익은 열매를 따서 그냥 먹기도, 말려서 먹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내 동년배 이상의 여자 아이들은 모두 꽈리를 불고 놀았다. 별다른 놀이가 없던 당시 여자 아이들에게 아주 유행하던 놀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꽈리 열매를 살짝 눌러가며 말랑말랑하게 만든 다음에, 껍질이 찢어지지 않게 속을 조금씩 파내곤 꽈리껍질을 입에 넣고 공기를 넣었다 빼면 '꽈르르, 꽈르륵' 소리가 난다.
당시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꽈리를 학고방(?)에서 팔기도 했다.
가을 줄기째 잘라 말리면 줄기나 잎, 열매 모두 진분홍색을 띠어 실내 장식용 재료로 활용된다. 겉껍질째 물속에 담가두면 섬유질만 남아 그물형 외피 안에 붉은색 열매가 달려있는 아주 아름다운 소품이 된다. 인사동 찻집 벽에 걸리면 어울림직한 꽈리 소품.....
어둑하고 담배연기 자욱한 생맥주집을 전전하는 우리네가 자주 보기 어려운 소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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