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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나무)

산딸나무 열매

일산 건기연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한 가로수의 열매....산딸

산에 사는 나무에 딸기같은 열매가 열린다하여 산딸나무란다.

어릴때부터 쭈욱 박달로 알고 있던 열매가 산딸이라니 좀 허무하기도 하다.

산딸나무 열매는 단맛이 많고 과육이 씹혀 가을철이면 꼭 따먹고 싶어했던 열매중의 하나이다.

나뭇잎은 산수유 잎과 비슷해보이고, 열매는 꾸지뽕 열매와 아주 쬐끔 비슷한 듯 하다.

 

 

 

 

박상진교수의 나무이야기 . 32] 산딸나무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느냐 누웠느냐 홍안은 어디 가고 백골만 묻혔느냐 잔 들어 권할 이 없어 그를 서러워 하노라."

조선 중기의 문신 임제(林悌, 1549-1587)가 서도병마사로 임명되어 부임 하는 길에 황진이의 묘를 찾아 읊조린 시 한 수이다.

산딸나무는 붉은 흙이 그냥 보이는 야산에 자라지 않는다. 지리산 달궁 계곡이나 무주구천동 등 '청초 우거진' 깊은 산골의 숲 속에서 다른 나무 들에게 시달리면서 자란다. 온통 초록의 바다 속에서 산딸나무는 어디에 묻혀 있는지 눈 씻고 보아도 찾아내기 어렵다.

그러나 녹음이 짙어 가는 초여름에 들어서는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진 예쁜 스타처럼 사람들을 눈부시게 한다. 진한 초록의 잎새로 호위를 받으 면서 새하얀 꽃이 마치 층을 이루듯이 무리 지어 피므로 멀리서 보아도 청 초하고 깨끗한 자태를 금세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숭아꽃, 살구꽃 등 흔히 보는 꽃들은 대부분 꽃잎이 5개씩 달리는 것 과는 달리 산딸나무 꽃잎은 4장이 달린다. 엄밀히 말하면 순수한 꽃잎이 아니라 잎이 변하여 꽃잎처럼 보일 따름이다.

이들은 크기가 엄지손가락만 하고 처음에는 연초록이나 완전히 피면 새 하얗게 되며 꽃이 질 무렵에는 끝 부분이 붉은 자주빛으로 변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트모양으로 두 장씩 서로 마주 보고 있어서 십자가(十字架) 모양을 이룬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쓰인 나무는 무엇일까. 믿음에 가까이 가 지 못한 보통사람들은 쓸데없이 이런 일에나 관심이 많다. 올리브나무일 것이라고도 하나 우리나라의 산딸나무와 비슷한 종류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영어로 산딸나무를 포함한 층층나무 무리를 Dogwood라고 하는 것도 예수님의 십자가와 이 나무를 연상하게 한다.

굵은 산딸나무 목재를 켜서 대패질한 나무표면을 보면 이 나무가 예수님 과 감히 관련을 지울 만큼 성스러운 나무인지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속살은 트레이드마크인 하얀 꽃잎을 연상할 만큼 맑고 깨끗하다. 꽃과 나 무결 모두 해맑은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보고 있는 듯한 품격 높은 나무이 다.

중부 이남에 자라는 큰 나무로서 숲 속에서는 한 아름이 넘게 자라기도 한다. 가지 퍼짐은 사촌뻘 되는 층층나무를 닮아 층을 지어 수평으로 뻗어 나간다. 나무 껍질은 회갈색으로 나이를 먹어도 갈라지지 않고 매끄러우며 큰 얼룩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잎은 마주 나고 갸름하게 생겼으며 달걀크기 만하다. 잎맥이 활처럼 휘 어서 잎 끝으로 몰리는 형태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잔물결모양의 톱 니가 있다.

가을이 되면 우리가 흔히 먹는 딸기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가 진분홍색으 로 익는다. 달콤하고 육질이 많아 먹을 수 있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이 열매의 모양이 딸기를 닮았기 때문이다. 나무는 단단하고 질기므로 방적용 북의 재료를 비롯하여 농기구, 자루, 망치, 절구공이 등으로 쓰였다.

경북대 임산공학과 sjpark@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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