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8일 성주산 정상 참나무에서 찍은 사슴벌레
어릴적 충청도에서 이놈은 '꽉지벌레' 또는 '집게벌레'였다. 사슴벌레라는 용어는 백과사전에서나 볼 수 있었다.
가을철 메갱이(돌절구공이)나 큰 나무망치로 참나무를 밑둥을 때리면 그 충격에 상수리가 우수수 떨어진다. 매년 가을 사람들의 매질에 상처난 참나무 줄기에서 수액이 흘러 나오고, 수액을 먹기 위해 사슴벌레, 말벌, 쇠파리, 나비, 풍댕이 등의 곤충이 들끓게 된다. 결국 상처는 더욱 커지고, 급기야 해충들이 목질부에 구멍을 뚫고 상주하게 되어 나무는 흉칙한 모습이 된다.
상처난 나무줄기나 구멍 속에는 1~2마리의 꽉지벌레 수컷이 자릴 잡고 있어 이놈들을 잡기위해 밤낮으로 참나무 근처를 배회하곤 했다.
놈들을 잡아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서툰 친구들이 하룻밤만에 놓쳐버리고, 도망친 놈들은 다시 내 사냥터로 돌아와 다시 잡혀주는 순환포획 구조를 알게 해준 놈이다.
수컷에 비해 몸집이나 집게가 작은 암컷들은 자기 몸을 지키기 어려워서인지 참나무 줄기보다는 밑둥 흙 속에서 포획되는 경우가 많았다. 암컷의 생활 근거지가 흙 속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잠시 흙 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원래 집게벌레로 불리던 이놈들은 꼬리에 집게가 달린 집게벌레에게 이름을 빼앗기고 서양식 이름(stag : 숫사슴)으로 개명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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