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가을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오이풀이다.(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다.)
오이풀은 야산 나무 아래 파랗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잎을 뜯어 흔들면 오이냄새가 나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릴적 오이풀을 뜯어쥐고 흥얼거렸던 노래(?)가 있다.
"오이 냄새 나라~ 오이 냄새 나라~ 수박 냄새 나라~ 수박 냄새 나라~"
습기가 많은 야산에서 자라난 오이풀의 잎과 너른 들판에서 자라는 오이풀의 모양새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던 것 같다. 숲속의 오이풀이 아주 연하고 부드럽게 생겼다면, 들판의 오이풀은 좀 거칠고 강하게 생겼다. 종류가 달라 모양도 다른지 모르겠지만 산속의 부드러운 오이풀이 훨씬 진한 오이냄새를 풍길듯 하다.
오이풀 뿌리는 도라지, 잔대, 더덕과 마찬가지로 왠지 몸에 좋을 것 같은 내공이 강하게 느껴진다. 항상 아쉬운 대목이 약재로서의 효능을 배워두지 못하고 모양만 기억하는데 있다.
겨울철 잎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산에서 귀신같이 오이풀 뿌리를 찾아 캐오시던 할아버지의 눈썰미가 그립다.
2012.4 대천 레일바이크장 주변에서 찍은 오이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