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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바다 갑각류)

벌떡 선 박하지

2012년 가을 즈음...무창포 앞바다에서 잡은 박하지다. 

 


바닷물이 빠진 서해안 갯벌의 바위를 뒤집으면 집게를 치켜들고 사납게 달려드는 게가 있는데, 대천에선 이놈을 박하지라 부른다. 표준말은 민꽃게로 지역에 따라 돌게, 뻘떡게로도 통한다. 수심 10m 이상의 바닷속에 사는 꽃게와 달리 주로 갯벌 바닥이나 바위 밑에 살며, 힘센 집게발로 고둥이나 조개의 껍데기를 부수고 잡아먹는 막강 포스의 포식자다.

 

꽃게는 등딱지 양쪽에 뾰족한 뿔이 있지만 민꽃게는 없다. 그래서 꽃게에 '없음'을 뜻하는 접두사 '민'이 붙어 민꽃게란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람이 다가가면 피하는 일반 게들에 비해 이놈들은 몸을 벌떡 일으켜 달려드는 모양새에서 뻘떡게란 이름이 생겨났고, 간조 때 얕은 바다의 돌 틈에서 흔히 잡혀 돌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예전엔 새우나 생선을 그물에 싸서 철사 끝에 묶어 방파제 돌 틈에 디밀면 박하지가 기어나와 미끼를 물곤했다. 미끼를 무는 순간 장갑 낀 손으로 신속하게 잡아내야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맹렬히 덤벼드는 놈들의 집게에 손이 성하려면 최소 목장갑 2겹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젠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요즘엔 생선 미끼를 넣은 통발을 돌밭 언저리에 던져두었다가 1~2일 지나 건져내면 1~2마리 잡힐 정도다. 


 

올핸 게 포획망을 준비해서 박하지 사냥에 도전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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