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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

2003년 노무현대통령의 '리멤버1219" 연설문

2003년 12월 19일 노사모 주최로 리멤버 1219 행사가 아주 추운날씨 속에 한강에서 있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님의 연설 전문입니다..

 

 < 2003년 12월 19일 ‘리멤버1219’ 연설 전문 >


 여러분 추우시죠? 여러분도 춥고, 나도 춥다. 몸도 춥고, 마음

도 춥다. 그러나 여러분 작년 오늘 이 시각을 한번 돌이켜 보자.

지금쯤 결판이 났나? 조금 따뜻해지나. 열은 나나. 여러분 추울

땐 작년 오늘 이 시각을 생각하자.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과 분

를 느끼고 있다. 실망한 나머지 냉소하고 무관심에 빠져버렸다.


 나는 이 시점에서 여러분에게 희망을 말하고 여러분과 희망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불

과 혼돈은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 끝나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여러분 앞에 펼쳐 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그 희망

을 만들기 위해 이 추운 날 이 자리에 모였다.


 1년 전 내가 아니고 바로 여러분이 기적을 창조했다. 특권과

득권과 반칙으로 이 세상을 주물렀던 사람들의 돈과 조직, 그리

고 막강한 언론의 힘을 물리치고 우리는 승리했다. 여러분들이

앞장서서 시민의 힘을 증명해 준 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무엇인

지를 분명하게 밝혀준 것이다. 여러분의 정성어린 성금, 뜨거운

자원봉사로 차떼기 불법자금의 힘을 우리는 물리쳤다.

 

 여러분은 우리 정치를 바꿨다. 수천억씩 든다는 대통령선거

금을 수백억 규모로 줄여주었다. 우리는 이 승리를 시민 혁명

라고 불렀다. 전 세계도 놀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지금 미국에서는 우리의 승리를 본떠서 “딘사모”라는 게 만들

어지고 있다. 우리를 본받은 선거운동이 이뤄지고 그 후보가 예

에서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다고 하지 않나. 자랑스럽지 않나.

이 기적, 이 혁명은 바로 여러분들이 만든 것이다. 이 자랑스러

운 역사는 나의 것이 아니고 바로 여러분들의 것이다.


 나는 여러분들이 이룩한 이 업적의 증거로서 이 자리에 섰다.

존경심을 가지고 뜨거운 사랑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 여러분,

존경한다. 사랑한다. 그러나 여러분 유감스럽게도, 부끄럽게도

나는 두 가지의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여러분 앞에 섰다.

그 하나는 여러분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삼겹살, 소주 한잔 놓

고 정말 한잔하자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괜찮아요)


승리했으나 대통령 선거는 끝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들은 승복

하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나를 흔들었다. 내가 여러분들을 부르고

싶은 그 시점에 여러분들의 어느 모임에서 우리가 세상을 바꾸었

다고 그렇게 얘기했을 때 그 사람들은 “아이들이 날뛴다”, “노

무현이는 아이들하고만 정치할거냐”, “어른들은 따돌리겠다는

것이냐” 이렇게 터무니없는 상징조작을 퍼부어 댔다.


그것이 천부당만부당한 억지주장임을 난들 왜 모르겠나. 그러나

나는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노사모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

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옳지 않은 주장이라

도 받아들이려 했다. 차마 두려워서 여러분을 초청하지 못했다.

(괜찮아요, 괜찮아! 괜찮아!)


감사한다. 나는 또 어떤 비방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무릅

쓰고 용기를 내서 이 자리에 섰다. 1년 전 여러분이 이룬 역사의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분은 아직 실패하지 않았음을 말씀해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두 번째 죄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정말 나는

정말, 허물없는 대통령 한번 되고 싶었다. 허물이 없는 대통령으

로, 그래서 당당하게 부정과 부패와 반칙과 야합으로 얼룩진 이

사를 당당하게 한 번 헤쳐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 딴에는 힘

게 절제하고 어려움을 이기면서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

다.


여러분, 고기를 많이 잡는 경기에서는 떡밥을 많이 뿌려야 고기를

이 잡고 경기에서 이긴다는 것 아닌가. 그러나 그 떡밥을 너무 많이 뿌리면 강물이 오염돼 결국 고기가 살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래 법도 떡밥 뿌리지 말라고 금지해 놓고 있다. 그러나 막상 경기는 벌어졌는데 상대방은 떡밥을 뿌리는데, 왕창왕창 뿌리는데, 고기가 그 떡밥을 따라 줄줄이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내 그물에 아무도 한 마리도 안 들어오는데, 떡밥 안 뿌리고 버틸 수 있는 장사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구차한 변명 같지만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패배를 각오하고 절제하않았나. 그러나 그러고도 우리는 승리하지 않았나. 여러분의 정성 있었기에 여러분의 뜨거운 가슴이 있었기에, 여러분들의 피눈물는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렇게 해서 승리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나는 오늘 여러분 앞에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여기 있다.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이룬 그 시민혁명의 성과를 깎아 내리고 있다. 정말 미안하다. 용서 바란다. 그러나 여러분, 내게 허물이 있다해여러분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민혁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검찰은 철저하게 수사를 할 것이다.

결코 나의 눈치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 어느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을 불문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힐 것으로 나는 그렇게 기대한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 또한 여러분의 땀과 노고의 보람 아니겠나.


나는 내가 할 일을 하겠다. 또박또박 하겠다. 국회도 이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혁해 주길 바란다. 그마저 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다가오는 총선은 결코 돈 선거가 되지 않도록 내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와!)


여야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투명하게 운영해서 그야말로 공명선거가 록 하겠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다 여러분과 또 여러분과 같은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부정한 돈을 요구하지 않는 시민, 부정한 돈을 거절하고 고발할 줄 아는 시민, 스스로 성금을 내고 발로 뛰는 시민들이, 이 시민이 투명한 정치를 만들고 허물없는 정치인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낼 수 있을 것이다.


존경하는 노사모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다시한번 나서 달라. 여러분만이 할 수 있다. 여러분들이 아니고 누가 할 수 있겠나. 중요한 얘기한다. 4년 전 “세풍”이라고 해서 수백억의 불법자금을 모으고 그에 앞장섰던 사람에게 체포동의안이 요구되니까 국회에서 똘똘 뭉쳐 그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만세를 부르면서 희희 낙낙했던 그 사람들이 정치개혁 이루겠나. 지난 선거 때 또 하지 않았나. 지금 또다시 야당탄압 운운하면서 잘못을 덮으려고 하고 있다. 모면하고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여러분 우리 언론에 한번 기대해 볼까요? (아니요!) 설명하지 말까요? 설명하지 않겠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희망이다. 여러분의 분노와 실망 잘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떨쳐 일어서자. 우리에겐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세상, 부정부패, 불법, 반칙이 아니라 노력, 피와 땀으로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 우리 다시 한번 뛰자.


 누구를 위해 누구를 위해. (노무현!) 나는 선거 안한다. 누구를 위해 있는가? 우리가 그렇게 몸바쳐 뛰어야 할, 뛰어서 키워야 할 정치인은 누구인가. 여러분 1급수가 없으니까 1급수가 없으면 2급수라도 찾자.

1급수는 그냥 마시고 2급수는 약간 약을 타거나 정화하면 훌륭한 수돗물이 될 수 있다. 3급수는 공업용수다. 4급수는 목욕도 하면 안된다. 피부병 생긴다. 큰 일 난다.


 2급수를 찾자. 감히 1급수라고 자부하지 않겠다. 2급수를 찾아서 여러이 뛰고 도우면 마침내 그들이 1급수가 된다. 그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나도 이미 상처를 입었지만 열심히 나서겠다.

함께 하겠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는다. 대한민국민들은 지난 40년 동안 우리 경제를 백배나 키워놓지 않았나.


45년 식민지에서 해방된 대한민국, 같은 시기에 해방된 국가 중 선두에 있는 우등생 아닌가. 우리 국민을 믿는다. 위대한 국민을 믿고 우리 위대한 노사모 다시한번 뛰어 달라. 여러분 나 노무현 다시 국민들의 신임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분골쇄신하겠다. 여러분 함께 하자. 손잡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 대한민국을 1류 선진국으로 만들어 나가자. 춥다. 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손을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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