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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곤충)

설랭이가 그리마(house centipede)

2009년 7월 7일 영풍초 운동장에서 율이 발견한 그리마

 

돈벌레 또는 설랭이라고 불려지기도 하는데, 영어명에 centipede가 들어있을 정도로 발이 많은 놈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징그럽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내 딸만은 잡아서 키우고싶다 한다.ㅠㅠ  

 

얘들이 눅눅한 벽지 뒷면에 살다가 가끔 밖으로 나오는데, 오래된 벽지 냄새가 지폐 냄새와 비슷하고, 이 놈들이 그 냄새를 좋아한대서 돈벌레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습한 단칸방에서 지내던 대학시절, 한밤중 몸이 따가워 무의식적으로 손바닥을 휘둘렀다가 그리마가 몸에 압착되었던 상상조차 하기 싫은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그리마가 사람 몸에서 흡혈을 하거나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놈에게 물렸던(?) 곳이 몹시 가려웠었는데, 찝찝한 기분 탓이었는지, 실제로 물려서였는지 알 도리가 없다. 

파리, 모기, 바퀴를 먹고, 특히 알을 먹어치워 익충이라고는 하지만 습기가 많은 주방이나 욕실에서 주로 어두울 때 출몰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혐오스러운 외모 때문에 환대받기 어려운 놈이다.  

 

 

 

다리는 15쌍, 마디가 10개 이상으로 가늘고 길면서 탄력이 있다. 곤충과 거미 따위를 먹고 산다봄에서 가을에 걸쳐 알을 1개씩 낳아 진흙으로 싸서 땅 위에 둔다. 부화한 애벌레는 다리가 4쌍 뿐이지만 허물을 벗을 때마다 다리와 몸마디가 늘어난다. 다리가 15쌍이 된 뒤에도 허물을 계속 벗으면서 3년이 지나면 다 자란다. 적의 습격을 받으면 다리를 자르고 도망가며, 떨어져나간 다리는 다음 번 허물을 벗을 때 다시 생긴다. 풀숲이나 인가 지붕 밑, 얕은 동굴 등에 살며 동작이 재빠르다. 혐오감을 주는 외모에 노래기, 지네처럼 다리가 많아 영어이름에 centipede가 들어가고, 음습한 곳에서 생활하는 관계로 사람들에게 박멸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