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잎과 하수오 잎은 얼핏 보기에 똑같은지라 둘을 구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래 사진은 하수오와 박주가리가 같이 자라는 모습(중부내륙 어느 휴게소에서)으로 위쪽에 있는 것이 하수오, 아래쪽이 박주가리다. 구분하기 어려워 일부러 두 식물을 같이 찍어보았다.
박주가리의 줄기나 잎을 자르면 흰색 즙이 나온다. 작은 곤충이 먹으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정도로 독성이 강하고 맛이 씁스름한 이 즙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그러나 제주왕나비의 애벌레에게는 박주가리의 독이 전혀 해가 없으며, 오히려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데 이를 이용한다. 이러한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식물로는 박새·독말풀·협죽도 등이 있는데, 주로 그 개체수가 많지 않고 자라는 범위가 좁은 식물들이다.
카페인·니코틴·모르핀 등도 식물이 만들어내는 방어물질로, 이러한 물질들은 곤충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지만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약이 되기도 한다. 덩굴식물들은 식물종마다 감아 올라가는 방향이 대체로 일정하다. 박주가리·인동·등나무 등은 시계방향으로, 메꽃·칡·나팔꽃 등은 시계반대방향으로 감아 올라간다. 하지만 더덕이나 환삼덩굴은 정해진 방향이 없어 양쪽으로 다 감아 올라간다. 꽃통이 좁고 꽃의 안쪽에 털이 많이 나 있어 꿀을 빨고 꽃가루받이를 할 수 있는 곤충이 제한되어 있다. 열매는 표주박처럼 생겼는데 겉에 사마귀 같은 돌기가 많으며, 껍질 속의 씨앗에는 많은 날개가 달려 있어 열매가 익기 전에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연한 순은 나물로 만들어 먹고, 씨앗에 붙은 털은 솜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민간에서잎과 열매를 강장·강정·해독에 약용한다. 특히 열매의 껍질 부분에서 나오는 흰색 즙이 손에 난 사마귀에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