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3년 10월 서프에서 스크랩한 글이다.(글쓴이를 기억못해 죄송하다.)
우리(나)와 노무현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한 글이다.
가끔 읽어보곤 했는데 그가 떠난 후 더 절실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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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때문에 미치겠다!! 아주 속이 터진다. 열불이 난다.
난 정치에 신경끄고 싶다.
그런데 온갖 잘난 놈들이 조중동을 이용해서 노무현대통령을 씹어대니 자꾸만 신경 쓰인다.
김근태 마저도 송곳니를 드러내고 달려들어서 노무현의 발꿈치를 아작 아작 씹어대고 있다.
노무현 죽이기에는 여야가 따로없다.
진보와 수구도 따로없다.
정말 누가 누가 더 잘씹나 내기하는 거 같다.
하이에나 떼가 새카맣게 몰려들어 먹잇감을 물어뜯는 처참한 광경을 보고있는 듯 하다.
이런 상황이니 정치에 신경 딱 끊고 내 할일을 하고 싶어도 자꾸만 고개가 뒤로 돌아간다.
그래서 미치겠다.
사실 개인적인 일이 중요하지 정치가 밥 먹여주나?
전기세, 수도세를 대신 내주냐? 나도 비판하며 살고 싶다.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 되고 나서는 예전처럼 정치하고 담을 쌓으려고 했다.
그리고 가끔씩 아주 한가할 때 노통이 잘못하는게 있으면 팔짱이나 끼고서 따끔한 비판이나 하고 싶었다.
나도 남 씹는건 남부러지않게 신랄하게 잘한다.
근데 모든 세력들이 하이에나로 돌변해 노무현의 목젖을 물어뜯으려하니 아주 짜증나 죽겠다.
특히 썩어빠진 민주당의 구질서를 지키겠다고 거품무는 개새끼들 땜에 아주 돌아버리겠다.
이건 정말 양아치들 그 자체다.
대선자금을 붙잡고 개지랄을 떨고,
임기를 무사히 못 끝마칠지 모른다고 협박하고... 모든걸 잊고 외면하고 싶다.
그러나 힐끔 뒤돌아보면 노무현이 하이에나들에게 물어뜯기면서 나를 향해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다.
이러니 내가 미쳐? 안 미쳐?
하여간 노무현을 알고 좋아하고 나서부터 되는일이 하나도 없다.
아주 속만 탄다.
다른 정치인들을 지지할때는 이렇게까지 신경쓰이지 않았는데,
도대체 노무현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속이 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노무현은 '그'가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정치인들은 모두가 '매트릭스'에 나온 <네오>처럼 행동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 더러운 매트릭스 세상을 구원해줄 '메시아'처럼 행동했다.
자신에게 표만 찍어주면 자기가 알아서 자기의 세력을 바탕으로
민주화를 이루고 남북통일을 앞당긴다고 말했다.
그래서 표만 찍어주고 지지해주고 나면 모두 끝이었다.
"뭐 위대하신 메시아라는데... 내가 범접하기 힘든 인물인데...뭐 잘하겠지."
이런 심리였다.
그래서 신경이 별루 안 쓰였다.
근데 노무현은 우리앞에 나타나,
대뜸 자기는 <네오>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밝혔다.
이제 도대체 무슨 말인가? "그럼 당신은 도대체 누구시오?"
"나는 모피어스입니다. 모피어스 이고요."
"아니, 그럼 네오는 어디있는거요?"
"네오? 당신들이 '네오'랍니다."
그렇다. 우리가 네오란다. 바로 내가 <네오>라고 그는 말했다.
"당신이 네오입니다. 당신은 나를 도와서 세상을 바꾸어줘야하오.
왜냐면 당신은 '그'이기 때문이요.
" 노무현, 이 사람 바보아냐? 난 믿지 않았다.
평범한 나는 네오일리도 없고, 더군다가 세상을 바꿀
엄청난 힘을 가진 <그>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우리가 <그>라고 일방적으로 믿고서
매트릭스로 들어가 싸우기 시작했다.
전투는 치열했다. 딴나라당의 반격은 실로 엄청났다.
그러나 정말로 노무현을 고통스럽게 하는건 적군이 아니었다.
아군인줄 알았던 인간들이 하나씩...<스미스>요원들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들은 노무현을 의자에 묶어놓고
대선후보의 자격을 빼앗기 위해 고문을 시작했다.
끔찍한 고문들의 연속이었다. 장인이 빨갱이지 고문.
설렁탕고문, 김민새의 정몽준으로 날아가기 고문, 단일화 압박 고문까지....
정말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었다. 그 꼴을 보다 보다....우리들은 폭발했다.
그래서 검은 옷을 걸치고 선그라스를 썼다.
온몸에 희망돼지와 크레딧카드, 핸드폰으로 무장하고 매트릭스로 들어갔다.
노무현 구하기의 치열한 전투는 그렇게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적들과 민주당내의 스미스요원들의 손아귀에서 모피어스를 구해냈다.
그러자 피투성이가 된 노무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 귀에 속삭였다.
"이제 당신들이 '그'라는걸 믿습니까? 이제 우리는 승리할겁니다."
그의 예언처럼 믿기지 않는 승리가 찾아왔다.
그때 잠시 나는 내가 '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맞아. 내가 네오일지도 몰라. 세상을 바꿀 '그'일 수도 있어.
매트릭스2 리로디드 그 승리로 모든게 끝날 줄 알았다.
썩은 민주당은 갈아엎어지고 국민들이 모든걸 결정하는
샘물처럼 깨끗한 신당이 탄생되고, 모든게 변할 줄 알았다.
그렇게 될줄 정말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민주당내의 스미스요원들은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우리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이제 엄청난 무한 복제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과거에 민주화 투사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들까지 순식간에
스미스요원들로 무한 복제되어 노무현을 공격하고 있다.
또다시 노무현은 우릴 향해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치겠다. 외면하고 싶다.
"내가 왜 이번에도 당신을 도와야하는데?"
"잊었소? 당신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죠. 아직도 안 믿는거요?"
노무현때문에 미치겠다.
그는 앞으로도 5년동안 우리에게 이 질문을 계속 던질 것이다.
"당신이 '그'라는걸 안 믿는거요?" 미치고 환장하겠다.
대한민국의 매트릭스는 1편, 2편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계속 시리즈로 이어질듯하다. 정말 정치에 신경 끊고 싶은데....돌아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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